[기자회견문]
행정안전부는 재난원인조사를 통해 오송참사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조사는 참사 초기,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의 조사 이후 전무하다. 오직 검찰의 책임자처벌을 위한 수사만 진행되었고 자치단체장은 수사를 핑계로 참사 원인에 대한 조사를 회피하고 있고 중앙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권고와 유가족의 요구사항에 따라 독립적인 조사기구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가 2023년 8월 18일 출범했다.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는 보다 전문적이고 신뢰받는 재난원인조사를 위해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가 ‘재난안전법’에 근거한 재난원인조사 실시여부와 조사결과, 제도개선을 심의하고 행정안전부에 자문함으로서 재난원인조사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2023년 10월 30일 ▲재난 원인조사가 의무사항이 아니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량이라는 점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주된 원인이 제도적 요인보다는 유관기관의 현장 대응 문제로 추정되고, ▲검·경의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여 재난 원인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이런 입장은 핑계일 뿐이다. 아무리 '국가재난원인조사협의회'가 재난조사의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재난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 참사는 재난원인조사 결정을 내리고 조사를 함이 마땅하다.
첫째, 행정안전부가 주장하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주된 원인이 제도적 요인보다는 유관기관의 현장 대응 문제로 추정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추정일 뿐이다. 행정안전부, 충청북도, 청주시 그 어느 기관도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원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때문에 제도, 시스템 문제, 유관기관의 대응, 어는 것이 문제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더 행정안전부가 재난원인조사를 진행해서 원인을 밝혀야 한다.
둘째, 검·경의 수사는 이미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다. 5월 31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선행요인을 제공한 미호강교 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고, 경찰, 소방, 공무원 등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고발된 단체장에 대한 기소 여부가 6월 중 결정된다. 이제라도 수사를 핑계로 미뤄온 재난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행정안전부의 역할이다.
셋째,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부산 초량 지하차도 참사에 이어 발생한 반복적인 재난참사로, 재방붕괴와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금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의 부실 대응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재난의 규모도 대규모이며 원인 및 제도개선사항이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 관련된 사항인 만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재난 원인조사는 명확히 진행되어야 한다.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 오송참사생존자협의회/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는 작년 오송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감사를 촉구했던, 이곳 행정안전부에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왔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1주기인 7월15일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 오송참사생존자협의회/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는 행정안전부가 ‘재난원인조사’를 통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대책수립을 수립하길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24년 6월 5일
오송참사유가족협의회/오송참사생존자협의회/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